책의 앞부분에서 어머니가 딥스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착잡한 마음을 가졌다. 그러면서 딥스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자라게 된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으리라고 여겼지만 한참동안 그 이유를 알기는 어려웠다. 그것은 이 책의 저자가 이 아이가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보다는 이 아이는 이렇게 회복되었다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하여간 어머니의 태도를 보면서 나는 이 어머니에게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 느낌은 후반부에 들어가면서 깨졌다 .비록 원하지 않는 아이로 태어난 딥스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는 못 해서 비정상아로 만들었지만 그 어머니의 눈물을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어머니는 자식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에게도 역시 그런 것을 느꼈다. 그렇게 폐쇄적인 딥스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치료자를 따라가는 것을 보면서 자기 속에만 갇혀 있는 것 같은 이 아이에게도 이런 자신의 모습을 벗어버리고자 하는 숨은 의지가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은 놀이 치료실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았다. 사실상 딥스의 치료자가 한 일은 아주 적은 부분이었다. 그저 딥스를 관찰하고 사랑으로 대해주는 것 외에는 별 하는 일이 없었던 것 같았다. 이 사람은 그저 딥스에게 변화의 실마리만을 주었다. 실제로 딥스의 마음의 응어리를 치료한 것은 이 사람이 아니라 딥스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신 속에 있는 문제를 바로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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