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天道와 人性:본체론적 인식 퇴계는 [天命圖說]에서 天개념을 本體와 流行의 두 측면으로 구별하여 파악하고 있다. 본체-이 곧 天命이며 그 天理가 유행하여 드러난 다음 거슬러 올라가 보면 天(始),利(가)貞(成)의 四德이 있다. 유행-天道에는 四德이 있고 이 天道의 四德이 인간에게 부여된 것이 仁.義.禮.智.信의 五행이며 이 五常은 天의 流行으로서 天命이라 이해될 수 있다. 여기서 본체로서의 天을 理(天理)로 확인하고 이에 대비시켜 인간과 사물의 구체적 존재를 구성하는 氣(形氣)를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理와 氣는 서로 뒤섞을 수 없는 것이라 하여 개념적으로는 서로 구별되고 있지만 동시에 실제의 현상에 있어서는 서로 분리시킬 수 없는 것이라 하여 서로 떠나서 존재하지 않는 것임을 확인하고 있다. 이는 인간과 사물에 부여된 仁.義.禮.智.信이라는 오상의 성을 이루는 것이라 본다. 하늘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四德과 五常의 일치구조는 하늘과 인간의 차이를 벗어나 일치성을 확인하는 근거이다. 퇴계는 인간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氣에는 맑음과 혼탁함의 차이가 있고 또한 땅에서 부여받은 質에도 순수함과 잡박함의 차이가 있음을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인간들 사이에도 上智,中人,下万의 차등이 있게 되는 것이라 본다. 이처럼 氣質의 차이에 따른 인간의 차등은 天人관계에서 일치와 분리의 양극을 포함하여 그 사이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따라서 天人관계는 본체에서 이념적으로 合一한다 하더라도 구체적 현실에서는 항상 合一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合一하기는 어렵다는 사실로서 인식되고 있다. 나아가 合一의 방법으로서 天理를 밝게 알아야 한다는 인식을 기초로 하여 그 天理를 끝까지 실현해 가야 한다는 실천의 수양과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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