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다른 설(說)로 여성혐오자인-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지만-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는 여성과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기로 했다. 그의 꿈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조상(彫像)하는 일이었다. 그는 온 정성을 다해 조상을 완성하였는데, 조상이 너무나 아름다워 반하고 말았다. 이에 피그말리온은 조각상을 살아있는 여인처럼 소중하게 다루었고 정성을 다해 사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조각일 뿐 생명체는 아니었다. 신에게 기도드리자 조각에 생명이 깃들어 갈라테아(Galatea)라는 여인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녀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쇼는 후자의 것을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 신화대로라면 일라이자는 히긴스와 결혼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에필로그에서) 일라이자는 히긴스가 아닌 프레디라는 청년과 결혼한다. 일라이자는 히긴스와의 대화에서 그가 청혼을 한다고 해서 그와 결혼하지는 않겠다고 하였는데 이는 심사숙고한 끝에 나온 결론일 것이다. 히긴스와 일라이자의 경우처럼 독신남성이 미혼처녀에 흥미를 가지고, 지배자적 입장에서-히긴스가 일라이자를 대하는 태도는 지배자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하다-교육을 시켜 훌륭한 여인이 되었다한들 그녀가 그 독신남성의 아내가 될 수 있겠는가는 고려할만한 일이다. 만약 일라이자가 결혼적령기를 넘고 생계를 꾸려나갈 방도가 없다면 히긴스와 결혼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생활을 보장해줄만한 자라면 누구하고라도 결혼을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꽃ㅊ다운 나이의 어여쁜 일라이자가 그런 압박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녀는 본능에 의해서 일을 처리할 수 있으며 그 본능은 히긴스와 결혼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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