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두 가지 숨은 전제와 논증의 재구성 →그 첫 번째 전제가 빈집이라는 공간이다. 보편적으로 집은 개인이나 가족만을 위한 공간이다. 곧 외부와는 단절된 자신들의 공간인 셈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공간에 무언가를 채운다. 필요성에 의해 채우기도 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공간을 채우기도 한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듯 말이다. 이는 적게라도 타인과 소통을 위한 역할로 집을 생각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논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빈집에 전혀 새로운 제3의 인물이 들어온다는 의미는 숨은 전제를 가지고 있다. 공간의 주체가 그 공간에서 존재하지 않을 때, 그리고 원하지 않은 타인이 그 공간을 차지해 버렸을 때 빈집은 그 의미가 변한다. 영화에서 태석은 그런 빈집을 방문한다. 하지만 태석은 해를 주기 위한 방문이 아닌 그저 잠시 머물러 지나가기를 원한다. 그리고 자신이 방문했다는 흔적을 미약하게 남기고 간다. 집 주인의 빨래를 대신해주거나 고장이 난 물건을 고치는 것 등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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