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 온길 고등학교 시절, 공부만 하는 다른 친구들과는 뭔가 달라지고 싶어 취미 활동으로 밴드동아리 활동을 하였습니다. 항상 활동적이고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살길 원하는 저로써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선택에는 항상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공부를 해야하는 시기에 이게 무슨 짓이냐며 노발대발 하시는 부모님. 밴드부 특유의 군대식 분위기와 매일매일 이어지는 얼차려와 타작. 너무나도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전교성적을 100등이상 올리는 노력을 하였고 그에 감동하신 부모님께서는 못이기는 척 승낙을 해주셨습니다. 매사에 조심하고 실수를 줄임으로써 선배들의 타작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전 그때 인생의 참 맛을 알았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참으로 즐거웠던 시간인 것 같습니다. 윗사람에 대한 예절을 배우게 되었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깨달았습니다. 같이 고생했던 친구들과는 우정이 더욱 돈독해져 지금도 가끔씩 만나면 옛 추억을 떠올려가며 이야기꽃을 피우곤 합니다. 대학교 재학당시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보았습니다. 아시는 분의 소개로 막노동을 많이 하였고(주로 모래나 자갈을 통에 담아 매고 올라가는 일) 냉면배달, 택배 물류창고 등의 일을 해보았습니다. 공사판에 나가 짐을 짊어지고 4∼5층부터 1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하며 다리가 끊어질 것 같이 아프고 온 몸이 녹초가 되어 쓰러질 것 같이 힘들어도 이까지 것 하나 견디지 못해 어찌 사나이라 불릴 수 있을까? 좀만 고생하면 후배들 맛있는 것 사줄 수 있으니 버티자!시골에서 고생하시는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자. 이러한 생각을 하며 오기로 깡으로 버텼습니다. 그렇게 대학 3년 동안 일을 하면서 공사장에서 친해진 어른들도 많이 있습니다. 군대를 막 제대한 2006년 여름에는 통일기원 국토 대장정에도 참가하였습니다. 제대를 하고 뭔가 기억될만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여정 중 육체적 고통과, 생활의 불편함이 많이 따르긴 하였지만 국토의 소중함과 통일에의 염원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힘들 때 서로의 짐도 들어주고 자신의 물도 나눠주며 서로의 아픔을 감싸안아줄줄 아는 따뜻한 친구들을 만났다는 것이 큰 소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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