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회집단의 성향이 개인을 자살로 이끈다. 중세 유럽의 기독교사회에서 자살은 “영혼을 더럽히는 행동”, “마귀의 짓”,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 안에 있는 하나님을 파괴하는 행동”으로 일종의 신성모독이며 범죄였다. 따라서 자살한 사람에 대한 교회 장례는 금지됐고 사후에도 처벌이 가해졌다. 17세기 프랑스에서 자살한 사람은 ‘품위 없는 평민’으로 불렸다. 그의 손가락은 모조리 잘렸으며 재산은 몰수됐다. 그러나 20세기 정신분석학적 연구와 성과는 자살에 대한 관점을 바꿔놓았다. 자살이 범죄가 아닌 정신병으로 취급되기 시작했으며 교회의 심판 없이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자살은 지극히 ‘개인적’ 문제로 자리매김했고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될 사회적 근거를 갖게 됐다. 그러나 기실 자살은 개인은 문제를 넘어선 사회문제,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회적 유대의 붕괴로부터 오는 ‘사회병리현상’이다. 이를 최초로 설명한 이가 바로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다. 그는 ‘자살론’이란 책을 통해 지극히 개인적 행위로 보이는 자살의 근본적 원인이 사회에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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