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펼치다. 장난끼가 다분히 섞인 어투와 비유로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듯 적어놓아 독자들이 눈으로 읽고 머리로 이해해야 할 엄청난 분량의 이야기를 몇 안 되는 페이지에 툴툴거리듯 별 대수롭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젊은 날의 치기어린 마음을 모두 쏟아도 마땅할 만한 대단한 일인마냥, 책을 펼친 순간의 느낌은 그랬다. ‘뭐 이런 책이 다 있지? 되게 새롭다.’ 호기심으로 책을 펼치고 내 오른손이 페이지를 넘길수록 멍청하다 생각했던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시켜 삼미 슈퍼스타즈에 온 마음을 바쳤던 주인공처럼 공감 또 공감에 온 마음을 바치는 내가 있었다.
2. 그랬거나 말거나 1982년의 베이스 볼 책의 서두는 주인공이 초등학교를 졸업해 중학교 입학을 앞둔 즈음에서부터다. ‘평범’이라는 말조차 과분한 수식어처럼 느껴질 정도의 ‘평범’한 인천의 어느 가정의 장남인 주인공은 예비 중학생에 걸맞게 책장의 낡은 영어책을 꺼내 알파벳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던 소년이었다. 이 평범한 소년이 누구보다 크고 누구보다 단단한 야망을 가지게 된 소년이 되는 계기가 1982년에 있었다. 바로 한국 프로야구의 창설이다. 연고지인 인천에도 프로야구 팀이 창설되는데, 이름하야 ‘삼미 슈퍼스타즈’. 주인공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슈퍼맨의 비범함과 상응하는 부분을 조목조목 대가며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우승은 따 논 당상인, 바로 그 팀이 삼미 슈퍼스타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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