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스무스(1466-1536)는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인문주의자며 신학자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성직자인 아버지와 의사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라스무스는 아버지가 임신한 어머니를 남겨 두고 이탈리아로 떠나버리면서 사생아라는 출생의 오점을 남기게 되었고 이는 훗날 그가 세속적으로나 성직자로서 출세할 가망을 봉쇄하게 된다. 10세부터 약 5년 간 ‘공동생활형제단’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수학한다. 이 단체는 고대의 문헌들에 대한 새로운 인문주의적 도야를 중시했는데 이곳에서 그는 인간성을 지향하는 새로운 개념의 경건성과 문예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간다. 그 후 아버지 어머니가 페스트로 세상을 떠나자 에라스무스는 후견인들에 의해 2년 간 엄격한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 학교는 타고난 천성을 없애려는 취지에서 매질과 혹독한 훈육을 사용하며 학생들을 성인수도사로 만드는 것을 교육목적으로 했다. 에라스무스는 이 시기를 잃어버린 두 해였다고 후에 기술한다. 18세 때 아우구스티누스 성당의 스테인 수도원에 입교한다. 불우한 가정환경의 그가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길은 부유한 후견인을 만나거나 이렇게 수도원에 들어가 성직자가 되는 수밖에 없었다. 이를 에라스무스는 매우 불쾌해 했으며 훗날 그가 국가에 대하여 모든 사람에게 특히, 넉넉지 못한 가정의 자녀들에게 교육 기회를 마련해주도록 요구하는 계기가 된다. 수도원 생활은 그에게 평온과 은둔을 제공했고 고전 라틴어작가들과 작품들에 대한 연구에 좋은 기회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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