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은 흥선대원군 하면 고종 대신 섭정 하였던 인물, 강력한 통상수교 거부 정책을 펼쳤던 인물이라 생각한다.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흥선이 대원군의 자리까지 오르기 위해서 십 수년간 참았던 수모, 끈기와 열정을 이 책을 통해 보게 된다면 분명, 흥선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중국에 역사서 초한지 에서도 흥선과 비슷한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한신 이라고 몰락한 한나라의 왕족 이였다.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도 무능력하고 자기의 애인하나 지키지 못하는 한신을 겁쟁이라고 비웃지만 한신은 장차 큰일을 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있었던 것뿐이다. 진시황에 의해 한나라 왕족들이 몰살을 당할 때 살아남아 나중에 파초대원수라는 직위 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 두 인물을 비교해보면 비슷한 점이 참 많다. 훗날을 위해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는 것도 그러하고, 몰락한 왕족이라는 처지도 그러하고 마지막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것도 그러하다. 운현궁의 봄에서 오랫동안 계획을 준비해 왔던 흥선이 차례차례 아들이 왕위에 오르고 자신이 대원군이 되는 동안 김씨가문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부분을 읽을 때는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오랫동안에 끈기와 열정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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