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판결은 경영해고에 관한 내용으로, 특히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31조 3항의 법규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근로자 개인의 사정에 의한 통상적인 해고와 달리 사용자의 경영상 필요에 의해 고용관계가 중단되는 경영해고는 근로자 개인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제한을 요구 받아왔다.
경영해고의 경우 처음부터 입법의 내용이 존재하지 않았기 대문에 판례법리에 의해 규제되어왔다. 89년 대법원1)은 처음으로 정리해고에 대한 4요건설을 제시하였고, 이것은 이후 모든 경영해고에 대한 사례에서 변함없이 적용되었다. 판례법리로 형성된 4요건이란 우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의 존재, 아울러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과 그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합리적인 기준 그리고 이를 위한 근로자대표와의 협의를 말한다.
그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대하여 초기에는 엄격한 해석으로 도산에 이를 정도가 아니면 그 정당성이 부인되었으나, 점차 신축적인 해석으로 완화되어왔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업형태의 변경이나 신기술의 도입, 영업의 일부 양도 등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넓게 인정하였다. 그렇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인원삭감의 객관적 합리성 여부를 어떤 기준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 판단하느냐이다. 기업경영의 투명성 확보가 쉽지 않고 기업경영 일반에 대한 자료와 정보가 근로자측과 공유되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러한 판단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측이 주장하는 필요성만으로 그 객관성을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경영상의 필요성이라는 주장하에 근로자들은 쉽사리 고용위험의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근로자 보호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이러한 경영해고의 요건들을 각각 엄격하게 해석하기보다는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영상의 필요성과 근로자 개인이 받을 불이익을 비교한다는 재판부의 관점이었다. 기업이 살아야만 근로자의 고용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경제위기의 여론과 함께 경영해고의 정당성은 보다 확대 해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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