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나는 동료와 함께 기방을 가게 되고 거기서 춘심이를 보게 된다. 춘심이의 미색에 반한 나는 춘심이와 사랑에 빠진다. 그런 나를 아내는 대수롭지 않은 듯 넘어가 준다. 그러나 그녀도 여자이기에 기생에 빠져 있는 나에게 유서에다가 이제 나는 죽는다는 글을 장난으로 써놓고 나에 마음을 돌리려 하나 그 장난에 의해 돌려졌던 나에 마음은 얼마 못 가서 다시 춘심이에게로 쏠린다. 몇 번이고 그녀를 그만 만나겠다는 나의 다짐은 춘심을 보고 싶은 마음에 며칠도 못 가서 다시 춘심이의 집으로 발길을 돌리다. 그러던 어느 날 한번은 나와 춘심이가 춘심이의 집에 있는데 요릿집에서 춘심이를 부르러 사람이 왔다. 춘심이는 나 때문에 그녀를 데리려 온 사람을 그냥 돌려보낸다. 조금 지나서 춘심이네 사람을 보낸 남자가 직접 춘심을 보기 위해 춘심의 집으로 찾아온다. 난 자존심이 상하였으나 그 집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난 내가 몹쓸 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다. 이병은 춘심이에게서 옮은 병이었다. 그러나 나는 조금도 춘심이를 원망치 않는다. 또, 춘심이를 찾아간다. 그런데 춘심이는 없다. 춘심이는 그날 밤에 찾아왔던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한다. 집에 돌아온 나는 춘심의 사진이 찢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화가나 아내에게 쫓아간 나는 아내와 다투었다. 그런데 나는 보았다. 요강에 앉아서 다리를 후들거리는 아내를, 뱃속에서 고통에 못 이겨 몸부림치는 뱃속의 아이에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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